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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미국 우체국을 살릴 수 있을까?
지난 8년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 우체국(USPS)이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통해 살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만국 우편연합(UPU)과 세계은행 관계자 등은 USPS가 마련한 비트코인 포럼에서 ‘전 세계 우체국의 비트코인 거래 업무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29일 열린 이 포럼에는 시카고 미국중앙은행(Fed)과 컨설팅 업체 부즈앨런해밀턴, 조지메이슨대, 비트코인 재단 등에서도 전문가들이 참석했습니다.
논의의 초점은 ‘우체국이 보증인 역할을 한다면 비트코인 확산과 가치 안정화를 이룰 수 있는가’와 ‘우체국이 기존의 인프라를 이용해 비트코인 거래의 허브가 될 경우 얻을 이익’에 맞춰졌습니다.
스위스이코노믹스의 크리스티앙 자그 컨설턴트는 “우편 수입이 날로 줄어가는 상황에서도 우체국은 기존의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며 “우체국 네트워크를 가상화폐와 실물화폐 간의 환전이나 송금 허브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체국이 보유하고 있는 송금 라이센스를 이용하면 신뢰할 수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이 가능하다”며 “우체국이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제 앤슨 UPU 이코노미스트는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송금 체계를 훨씬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비트코인은 저비용 고효율의 장점을 발휘해 전 세계의 전자상거래 과정을 통합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만약 USPS가 비트코인 사업을 시작한다면 ‘비트코인 제도권 편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11월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이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효율적인 금융 수단”이라고 발언한 뒤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 전개될 개연성도 큽니다.
USPS는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손잡고 ‘일요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전통적 우편 매출의 하락을 만회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습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한경+ 2014.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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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경계하는 이유
[ 지난해 한경+ 기사를 가져왔습니다. 시의성은 떨어지지만 시사점은 여전합니다. ]
최근 중국 정부의 규제로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중국 인민은행이 금융기관의 비트코인 취급을 금지한 데 이어 17일에는 온라인 결제 사이트들에게도 비트코인 관련 서비스를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BTC차이나 등 중국내 거래소들은 은행을 통한 입출금이 금지된 데 이어 온라인 결제 서비스도 중단되면서 사실상 비트코인 거래가 어려워졌습니다. 이같은 이유로 18일 BTC차이나에서 비트코인가격은 장중 한때 2560위안(약 44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 11월 7588위안(약 131만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해 무려 65%나 하락했습니다. 비트코인의 ‘몰락’이 아니냐는 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중국이 비트코인을 규제하는 것은돈세탁이나 급격한 버블 붕괴 가능성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처럼 적극나선 것은위안화 가치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현재 중국의 위안화가 시장가치보다 저평가 돼 있다며 절상 압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자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의 하루 변동폭을 ±1% 수준으로 유지하며 가치상승 압력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비트코인 거래를 통해 위안화를 달러로 교환할 경우 중국 금융당국의 환율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비트코인을 매개로 한 자유로운 외환시장이 열리는 셈이죠. 자유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절상될 것이고, 비트코인 거래소로의 위안화 유입이 급속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트코인 거래가 활성화 될수록 중국 정부의 위안화 통제력은 약화하고, 위안화를 달러에 맞먹는 기축통화로 키우려는 중국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미미한 비트코인 거래량이 어떻게 대국의 환율정책을 흔들 수 있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2008년 중국의 인터넷 포털 텐센트가 발행하는 가상화폐 QQ코인이 중국에서 통용되는 화폐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자 중국 정부가 이를 금지한 전례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위안화를 위협한다는 것이 결코 소설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지난 5일 인민은행이 규제책을 내놓자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인 바이두가 비트코인 거래를 중단했습니다. 중국에서 비트코인 열풍을 일으켰던 진앙지가 사라진 것입니다. 이후 가격은 급락했고 현재까지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 열풍의 불씨를 되살릴만한 소식도 나왔습니다. 미국의 대형 전자 상거래 업체인 ‘오버스톡(Overstock)’이 내년 2분기 말부터 비트코인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힌 것입니다.오버스톡은 아마존처럼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생태계의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란전망입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철학 박사 출신인 번 오버스톡 최고경영자(CEO)는 “건전한 통화 제도는 정부 관료의 변덕에 기초하는 모델이 아니라, 관료들이 통제하지 못하는 무언가에 뿌리를 둬야 한다”며 “비트코인과 관련된 파생상품이 나오면 해당 상품을 통해 비트코인 가치 급변 리스크에 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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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월드와이드웹의 5가지 진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며 냉전 종식의 원년이 된 1989년, 세계를 하나로 묶어줄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났다. 인터넷 대중화의 결정적 역할을 한 월드와이드웹(WWW)의 탄생이다.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 웹브라우저 주소창에 입력하는 WWW가 12일로 탄생 25주년을 맞았다. WWW란 인터넷상에 흩어져 있는 온갖 종류의 정보를 동일한 표준으로 서로 연결할 수 있게 만든 서비스다. 줄여서 ‘웹(web)’이라고 부른다. 세계 네티즌들은 거의 매일 웹을 이용하지만 웹에 대해선 모르는 사실이 많다. 25살 생일을 맞은 웹의 잘 알려지지 않은 진실 다섯 가지를 추렸다.
첫째, 웹의 탄생지는 통신기술업체가 아니라 물리학 연구소다. 1989년 스위스 제네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신참 프로그래머 팀 버너스리(사진)가 노트에 끄적여 놓은 개념도가 시초가 됐다. 당시 노트를 본 그의 상사 마이크 센달은 “말도 안 되지만 재미있다”며 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컴퓨터 넥스트(NeXT)를 내줬다. 얼마 뒤인 1989년 3월12일 버너스리는 WWW의 기본개념을 공식 제안하며 웹을 탄생시켰다. 이듬해인 1990년, 그는 최초의 WWW 웹브라우저를 만들었고 이때 사용된 넥스트 컴퓨터는 최초의 웹서버가 됐다.
둘째, 세계 최초의 웹사이트는 CERN의 연구내용을 소개하는 사이트(www.info.cern.ch)로 1991년 만들어졌다. 애초에 웹을 만든 목적이 고에너지 물리학계의 국제적인 정보와 자료를 교환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이후 1993년 CERN이 저작권이나 사용료를 요구하지 않고 WWW 기술을 세계에 무료로 배포하면서 인터넷 대중화의 전환점이 됐다. 이 기술 이전의 인터넷은 사용법이 복잡하고 어려워 대부분 연구소나 정부기관에서만 사용됐다.
셋째, 웹에 처음 올라간 사진은 CERN 소속 여비서로 구성된 아마추어 보컬 밴드 ‘레 오라블 세레네테’ 멤버 네 명의 모습이다. 버너스리는 새로 개발한 인터넷 이미지 업로드 시스템을 시험해보기 위해 급하게 테스트용 사진을 찾다가 우연히 이 사진을 발견하고 업로드했다. 그 덕에 프랑스어로 ‘무서운 CERN의 소녀들’이란 뜻의 이 밴드는 인터넷에 데뷔한 세계 최초의 보컬 밴드가 됐다.
넷째, 웹에서 처음으로 팔린 물건은 버섯과 치즈를 넣은 피자헛의 페퍼로니 피자였다. 신기술에 발빠르게 대응한 피자헛은 1994년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피자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1995년 아마존과 이베이 등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이 웹에 둥지를 틀면서 전자상거래 시대가 열렸다.
다섯째, 국내에 웹을 처음 소개한 사람은 국내 벤처 1세대로 꼽히는 허진호 크레이지피쉬 대표다. 1995년 ‘아이네트’라는 인터넷망서비스기업(ISP)을 통해 국내 최초로 웹을 상용화했다.
앞서 국내에 인터넷을 처음 소개한 사람은 허 대표의 스승인 전길남 KAIST 명예교수다. 그는 1982년 5월15일 경북 구미시 전자기술연구소(KIET·현 한국전자통신연구소)와 서울대 전자계산기공학과(현 컴퓨터공학과) 연구소 간 인터넷 연결을 성공시켰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터넷이 개통된 순간이었다. 미국 UCLA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근대화에 뒤처진 고국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이 들어와야 한다고 판단했다. 국내에 들어와 3년간의 노력 끝에 인터넷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 201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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