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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2020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논제-올림픽)
장내는 술렁였다. 2020년 올림픽부터 섹스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하자는 안건이 이건희 IOC 위원으로부터 나왔다. 모두들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고 몇몇은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 위원은 진지한 표정으로 당황스런 주장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현재 대부분의 인류문명이 섹스를 금기시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발전했지만 이제는 전환기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이미 포르노그라피가 온 미디어를 점령하고 있는 시점에서 섹스가 하나의 스포츠로서 양성화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건희 위원 옆에 대기하고 있던 프랑스 전위 예술가 멜라니는 “섹스는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육체의 표현이며 다른 체조종목과 나란히 고려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회의장은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IOC 위원들은 서로서로 이 황망한 안건에 대해 논의하는 것 같았다. 캐나다 위원인 마이크가 “과연 한국이 그 종목에서 승산이 있을 것 같느냐?”고 비웃자 이 위원은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안다”며 응수했다. 얼마나 빨리 하느냐 혹은 얼마나 오래 하느냐의 기록게임과 얼마나 아름답게 하는가의 연기종목을 복수채택 한다면 어떤 국가나 인종이 딱히 유리할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케냐의 오딘 위원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는 무조건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그리스의 스테파누스 위원도 자신 있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은 여전히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의 스티븐슨 위원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사회-문화적 안정을 위해서라도 이는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문화가 아무리 전위적으로 바뀌고 K-POP의 선봉에 선 스타가 “섹스는 게임”이라고 주장한다 해도 섹스는 절대 게임이 될 수 없는 신성한 것이라며 열변을 토했다. 카타르의 무바락 위원도 종교문제로는 이슬람과 기독교가 대립하지만 이 문제만큼은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IOC 사무총창인 크리스토프 케퍼는 내심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섹스가 만약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다면 IOC의 중계권료 수입은 기존의 곱절이 되고도 남을 것이었다. 하지만 IOC 미디어 정책담당관인 수잔은 섹스가 방송에서 가치가 있는 것은 관음증적 특성 때문이며 그러한 관음성이 거세된, 양성화된 섹스는 별다른 상업적 가치가 없을 것이라며 그를 만류했다.
논의는 찬반양론으로 갈려 스포츠가 무엇인지 그리고 섹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원론적이고 철학적인 논의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올림픽의 상업화가 아마츄어리즘의 근간을 훼손하고 이제는 오물을 끼얹으려 한다는 비난부터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유서 깊은 스포츠인 섹스를 이제는 올림픽이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의외로 회의는 찬반이 비등할 정도로 박빙이었다. 물론 이 의외의 상황 이면에 이건희 삼성 회장의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한 로비가 이미 진행됐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그 시각 청와대는 IOC 회의장으로부터 들어오는 소식을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있었다. 사실 섹스의 올림픽 정식종목화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에 대한 극비의 대책이었다. 이건희 회장의 특별사면을 빌미로 다시 한번 IOC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 대통령의 의중이다. 만약 섹스를 올림픽 정식 종목화한다면 피임률과 낙태율이 일정하다고 가정했을 때, 동-하계 올림픽 중계가 출산률을 높일 수 밖에 없다는 계산을 깔고 있었다. 정부의 여러가지 저출산 대책이 별 효과가 없자 목적달성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불도저 같은 대통령은 섹스를 스포츠의 반열에 올림으로써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명색이 올림픽인데 출산율이라도 확실히 ‘올림’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물론 이 순간에도 IOC 위원들은 한국의 진짜 문제는 까맣게 모른 채 섹스가 얼마나 운동이 되는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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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논제 - 현대판 백설공주)
동화는 아름답지 않다. 아름다운 것은 공주 한명이다. 그렇기에 동화는 아름답지 않다.
나는 왕비다. 사람들은 나를 왕비라고 쓰고 왕비호라 읽는다. 거울이 그녀를 비춘 순간 아름다움의 기준은 '눈처럼 새하얀'으로 바뀌었다. 나는 누구보다도 의붓딸인 그녀에게 다정했지만 그녀가 아름다움을 독점한 순간부터 그럴 수가 없었다. 아름다움은 언제나 상대적인 것이어서 그녀가 아름다움의 기준이 되면 검은 피부를 가진 나는 비호감이 된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어차피 아름다움을 두고 서로 쟁투하는 것이 우리 여자들의 속성이 아니던가. 오늘도 나는 TV에 나온 백설공주의 모습을 동경하는 동시에 인터넷 게시판엔 독사과같은 독설들을 내뱉는다. 그렇다. 독설공주. 나도 공주라는 것을 잊지 말라.
나는 난쟁이다. 키가 180이 되지 않는 루져이다. 어렸을 때 그 동화를 읽고부터는 키 큰 여자는 무조건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사실 나도 그녀들의 늘씬한 모습을 동경하지만 언제 버려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내 무의식을 점령한지 오래이다. 트라우마. 나를 비롯한 모든 루져들은 백설공주를 경계한다. 여자를 사귈 때도 키가 큰 여자는 배제한다. 그것은 내가 그녀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그녀가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과 어장관리에 대한 피해의식 때문이다. 어차피 그녀는 내게 작은 관심들을 떡밥으로 던지다가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면 반짝이는 백마 뒷좌석에 탑승할 것이므로.
나는 왕자이다. 백설공주는 백마에 환장한다. 가난한 왕자이기에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백마를 렌트했다. 이마저도 내겐 부담스럽지만 신용카드는 내게 용기를 준다. 사실 그녀의 사랑을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 백마를 끌고 나타나 누워있는 백설공주에게 키스만 하면 그녀는 내게 넘어온다. 대게 공주들은 다 그렇다. 이미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그러했고 인어공주도 사실 해변가에서 백마를 타고 있는 나의 모습에 반한 것이었다. 평민인 신데렐라는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다만 달콤한 키스와 뜨거운 사랑 뒤에 내게 남는 것은 카드 돌려막기와 신용불량자라는 딱지이다. 백마 없는 나의 진심은 공주는커녕 평민들도 받아주지 않는다.
나는 사냥꾼이다. 아름다움의 상징은 절대 죽일 수 없다. 나는 아름다워진 그녀를 풀어줌으로써 제 2의 인생을 살게 되었다. 동물의 가죽을 벗기던 나의 칼솜씨는 성형술로 변모하였고 다양한 미디어로 외연을 넓힌 거울과의 동업은 우리 둘 모두에게 득이 되었다. 수많은 왕비들은 거울에 비친 백설공주의 모습을 보고 내게 찾아와 백설공주처럼 만들어 달라고 한다. 이제 와 고백컨데 사실 백설공주는 내 처녀작이었다. 어렸을 때는 단지 얼굴만 희다 했을 뿐인데 그녀가 왜 갑자기 예뻐졌겠는가. 처음부터 백설공주의 아름다움은 만들어진 것이었다. 내가 만들고 거울이 그 이미지를 아름다움의 표준으로 끊임없이 재생산하면 돈이 굴러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나는 백설공주다. 동화는 아름답지 않다. 아름다운 것은 한명의 공주이다. 오늘도 나는 이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보톡스라는 독사과를 맞는다. 그렇기에 동화는 아름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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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에 대하여
1. 인간이 일차적으로 지각하는 것은 정태적으로 보이는 시공간적 제한물(존재자)이다.
-> 인간은 일차적으로 감각기관을 통한 의식을 발달시켜 이차적으로 추상적인 의미들을 창조한다.
2. 하지만 지각할 수 없다고 하여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사고실험을 통해서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무한을 지각할 수 없다고 하여 무한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존재할 수도 있다.)
* 세계 ; 인간을 포함하는 시공간적 무한개념
* 사고실험 ; 나는 지금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어떤 희귀새를 경험하지는 못하지만 그것들은 분명 존재한다.
< 존 재 >
존재는 시공간을 제한하는 동태적*인 무엇이며 존재자를 외부세계로부터 구분시켜주는 경계선이다.
*동태적 ; 끊임없이 변하는 '상태'를 의미
-> 이런 성격 때문에 무한한 것도 존재할 수 있고 세계의 무한성도 설명할 수 있다.
* 인간은 시공간적으로 유한하기 때문에 시공간적 무한을 경험할 수 없으며 그에 따라 인식할 수도 없다. (우리가 다루는 무한은 유한한 존재자들의 결합을 통해 미루어 짐작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 가짜 인식)
* 결국 인간은 세상 그 자체를 인식할 수 없으며 세상조차 경험할 수 있는 범주까지를 존재자화하여 '세상'이라 인식하고 그 안에 나를 가둔다.
*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인간의 인식범위는 유한한 '존재자'에 한정된다.
존재한다는 것은 나의 의식에 의하여 인식될 수 있는 가능성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일단,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인식할 수는 없다. 비단 미신과 같은 것도 어떤 의미체로서 사람들의 의식 속에 분명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생각의 작은 틈새를 발견할 수 있다. 그 틈새는 우리가 존재라는 단어를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하이데거가 분류했듯 존재를 존재와 존재자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존재자는 다시 물질계와 의미체로 재분류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분석은 이 서로 다른 존재자에 대한 상이한 접근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의미체로서의 존재자는 그 정의적 제한성을 내포한다.
즉, 의미체는 시공간적 제한치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주요한 의미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물질계는 단지 하나로 존재할 뿐이다. 의미체의 도움 없이 물질계는 분절될 수 없는 하나의 덩어리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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