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 영토전쟁

IT이야기 2014. 3. 24. 00:34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영토 전쟁이 불붙고 있다. 가벼운 무게와 화사한 디자인으로 봄나들이객들을 공략하는 미러리스 카메라 진영과 막강한 성능은 지키면서도 몸집은 줄인 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DSLR) 진영의 점유율 싸움이 뜨겁다. 여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손쉬운 사진공유를 내세운 스마트 카메라까지 경쟁에 가세했다.





미러리스, 작년 점유율 51%


미러리스 카메라는 내부에 빛을 반사시키는 거울과 프리즘을 제거해 크기와 무게는 줄였지만 DSLR처럼 렌즈 교환이 가능한 카메라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 보급으로 기존 콤팩트 카메라 시장은 3년여 만에 반토막이 나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서도 미러리스 카메라만 유일하게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미러리스 카메라는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중 5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DSLR을 앞질렀다. 콤팩트 카메라의 휴대성과 DSLR의 고화질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킨 결과라는 분석이다. 


미러리스 카메라와 관련 업계의 전략은 대비를 보이고 있다. 소니 삼성 등은 DSLR 사업을 접고 미러리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반면 전통의 강자 니콘과 캐논은 DSLR을 고수하며 시장 수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DSLR의 고성능을 강조하면서도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방식으로 미러리스의 공격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미러리스 강자, 소니와 삼성


시장 패러다임 변화 중심에는 소니가 있다. 소니는 최근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54%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DSLR의 성능에 맞먹는 제품을 내놓으며 렌즈교환 카메라 시장 점령의 고삐를 죄고 있다. 


소니가 최근 내놓은 A6000은 2430만화소의 DSLR과 동일한 대형 CMOS 이미지 센서를 탑재해 선명한 사진과 풀 고화질(HD)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초고속 듀얼 자동초점(AF) 기능을 갖춰 뛰어 노는 아이, 애완동물의 빠른 움직임까지 선명하게 포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NX30’은 겉으로 봐선 DSLR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미러리스 카메라다. 미러리스보다 DSLR 카메라가 성능이 좋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고려한 전략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고 NX30의 성능이 뒤처지는 것은 아니다. NX30은 자동초점과 콘트라스트 AF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AF’를 채택했다. 자동초점 기능이 빠르고 정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태그 앤드 고(Tag&Go)’ 기능이 탑재돼 근접무선통신(NFC)을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 기기와 한 번의 터치만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간단히 전송할 수 있다.





니콘· 캐논, 작고 가벼운 DSLR로 맞대응


미러리스 카메라에 맞서 니콘과 캐논은 작고 가벼워진 DSLR 카메라를 내놓고 있다. 한국에서는 미러리스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북미와 중국에서는 아직도 DSLR이 대세라는 점을 고려한 시장 전략으로 풀이된다. 니콘은 작고 가벼워 여성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DSLR 카메라 ‘D3300’을 내놨다. D3300의 무게는 본체 410g, 번들 줌 렌즈 포함 460g이다. 전작인 D3200보다 본체 기준 45g 줄어든 무게다. 니콘 DSLR 중 휴대성이 뛰어난 제품군에 속한다. 


새롭게 단장한 카메라 인터페이스와 가이드 모드를 통한 안내로 초보자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가이드 모드 외에도 메인 다이얼에서 아이들 스냅, 야경 인물 등 여섯 가지 장면모드를 선택할 수 있어 어떤 순간도 손쉽게 담아낼 수 있다.


캐논도 미니 DSLR로 승부수를 던졌다. 캐논의 EOS 100D 화이트는 세계 최소·최경량 DSLR 카메라다. 출시 3개월 만에 국내 DSLR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EOS 100D의 새로운 버전이다. 기존의 작고 가벼운 보디에 화이트 색상을 더했다.





○삼성의 실험-안드로이드 OS와 SNS 특화


삼성전자는 미러리스 외에도 제3지대를 개척하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사진으로 공유하는 문화에 주목했다. ‘갤럭시 카메라 2’는 무선랜(WiFi) 기능을 통해 사진을 찍는 동시에 SNS로 바로 공유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4.3(젤리빈) 플랫폼을 적용해 최신 스마트폰과 같은 편리한 사용성을 갖췄다.


1.6기가헤르츠(㎓)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2기가바이트(GB) 램, 2000mAh 배터리를 탑재해 처리 속도가 빠르고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 1630만화소 BSI CMOS 이미지 센서와 광학 21배 줌 렌즈를 적용해 넓은 화각과 고감도 이미지 표현이 가능하다. 4.8인치 대화면 터치 스크린을 통해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2014.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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