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VS구글) 스마트워치의 명품가치 흡수전략

IT이야기 2015. 3. 10. 16:54


"스위스 시계 산업은 위기에 처할 것이다."


지난해 9월 애플이 애플워치를 소개하기에 앞서 디자인을 총괄한 조너선 아이브 애플 수석 부사장은 이렇게 호언했습니다. 스마트워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해 스위스 시계가 전복될 것이라는 자신감! 스위스 시계 업체들은 내심 가슴 조리며 애플워치의 등장을 지켜봤습니다.


당시 애플워치는 원형 프레임으로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사각형의 프레임으로 나왔지만 기존 삼성 기어 시리즈 등 IT 기기 냄새가 진하게 나는 제품과 달리 산뜻한 디자인과 용두를 이용한 인터페이스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9일 드디어 애플워치의 사양이 공개됐습니다. 지난해 9월에 비해 별다른 내용이 없자 국내 언론은 "혁신은 없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혁신은 없었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내놓은 내용에 대한 세부사항을 밝히는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애플워치의 용두를 이용한 인터페이스나 애플페이를 이용한 결제 시스템, 여러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등은 여전히 우리 삶을 바꿀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패션은 OK, 명품은 글쎄?


진짜 문제는 스위스 시계산업을 정조준하고 있는 애플의 전략입니다. 시계산업은 이미 명품산업이 돼버렸습니다. 실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는 스위스의 명품 기계식 시계입니다. 현재 1000 스위스프랑(약 110만원)을 넘는 손목시계의 95%가 스위스산일 정도입니다. 스위스 시계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판매량 기준으로는 2.5%에 불과하지만 매출 점유율로는 54%에 달합니다. 손목시계가 자동차와 더불어 남성의 자존심이 걸린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으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애플은 이같은 사실을 간과할 수 없었을 겁니다. 실제로 애플은 1900만원짜리 애플워치 금장 에디션을 내놓는다고 선언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애플이 명품시장에 도전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애플은 지난해 5월 버버리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앤젤라 아렌츠를 리테일·온라인 판매 부문 수석부사장으로 데려온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버버리에서 디지털·인터랙티브 디자인을 맡은 체스터 치퍼필드를 영입했습니다. 앞서 2013년에는 이브생로랑의 CEO 출신인 폴 드네브를 영입했죠. 애플워치를 명품 패션 아이템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입니다.


하지만 유명 디자이너 몇명 영입하는 것으로 명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명품시계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스위스 기계식 시계의 역사는 200년이 넘습니다. 스위스 시계의 가치는 손목의 운동에너지를 동력으로 쓰는 오토매틱 기계식 시계의 섬세한 기술만이 아닙니다. 핵심은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다져진 '명품의 아우라' 그 자체입니다.




▷시계산업의 핵심은 '기호가치'


명품의 가격이 턱없이 비싼 이유가 있습니다. 나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구별시켜주는 기능입니다. 평민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명품잡화를 착용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지위를 과시할 수 있고 스스로 우월감을 느낄 수 있죠. 이같은 기능으로부터 나오는 가치를 프랑스의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였던 장 보드리야르는 '기호가치'라고 불렀습니다. 


경제학계에서는 재화의 효용을 근거로 수학적 분석 모델을 도입한 한계효용학파 이전에 줄기차게 나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애덤 스미스가 제기한 물과 다이아몬드의 딜레마였죠. 분명 물이 인간에게 더 필요하고 가치있는 것 같은데 왜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더 비싸냐는 것이었죠. 가치론으로 들어가면 물의 사용가치가 다이아몬드보다 큰데 교환가치(가격)는 왜 거꾸로 나타나는가죠.


한계효용학파는 '한계효용'이라는 개념과 수요공급 곡선을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물은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많지만 다이아몬드는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적어 가격이 높게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이나요? 이 설명에는 정작 왜 다이아몬드 수요가 많은지에 대한 설명은 쏙 빠져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보드리야르의 기호가치입니다. 저는 물건의 가치(교환가치·가격)를 사용가치 측면에서만 보지 말고 사용가치와 기호가치의 합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재화의 효용은 대체로 사용가치로부터 발생하지만 명품과 같은 특정 재화의 효용은 사용가치보다 기호가치로 인해 결정됩니다. (참고로 기호가치는 남과 나를 쉽게 구분지을 수 있을 때 발생합니다. 명품이 대체로 패션잡화나 자동차 등에 집중되는 이유죠.)


명품시계와 물리적으로 완전히 같은 SA급 짝퉁의 가격과 진품 가격의 차이는 기호가치의 차이로 볼 수 있습니다.(짝퉁이라는 사실로부터 발생하는 부정적 이미지를 소거한다면)



시계의 기능을 의미하는 사용가치와 달리 기호가치는 물리적인 생산방식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수많은 광고·마케팅 회사들이 멋진 모델과 전설적인 스토리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기호가치의 생산이 미디어를 통한 문화적인 방식을 동원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말하는 브랜드 가치는 기호가치와 상통합니다.)


결국 기호가치는 단시간 내에 자본을 쏟아붇는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가격만 높이는 방식으로 과시하기 좋아하는 일부 부자들을 노릴 수는 있지만 명품이 되기에는 부족합니다. 적어도 수십년 이상의 명성을 쌓아야 비로소 명품의 아우라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죠. 톰 포드 등 비교적 역사가 짧은 브랜드도 디자이너 개인의 명성과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물론 애플이 가진 브랜드 가치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명품시장에서의 명성은 IT 산업의 것과는 다릅니다. 애플은 명품산업은 물론이거니와 손목시계를 만들어본 경험도 전무합니다. 걸음마도 떼지 않은 아기가 마라톤 우승을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죠.


▷개방적 OS의 필요성 - 구글 안드로이드웨어


스마트워치가 보편적인 생활방식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특히 가방에 스마트폰을 넣고 다니는 여성들은 알림 기능만으로도 유용하죠. 문제는 애플이 현재의 전략을 고수할 경우 애플워치와 기존 명품시계 중에 택일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시계는 왼쪽 손목에 차는데 여기에 스마트워치와 명품 시계를 동시에 차는 것은 우스꽝스럽습니다. 상황에 맞춰 번갈아 차기도 귀찮습니다. 결국 스마트워치와 명품 시계는 하나로 합쳐져야 합니다. 


애플은 스마트워치를 명품으로 만드는 방향을 택했고, 스위스 시계업체들은 명품 시계에 스마트워치 기능을 도입하는 방식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미 프레드릭콘스탄트, 알피나, 파슬 등이 스마트워치 기능을 가진 기계식 시계를 출시했습니다. 세계 최대 시계 기업인 스와치 그룹은 올해 독자적인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시계 업체들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기계식 시계의 기호가치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스마트워치를 만들 수 있을지입니다. 여기에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시한 기업이 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이면서 오히려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카이로스'입니다. 카이로스워치는 2가지 방법으로 명품 기계식 시계와 스마트워치를 결합시킵니다.


△첫째는 기계식 시계의 유리를 투명 디스플레이로 만들어 평소에는 명품시계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 터치할 경우 스마트워치로 전환되는 방식입니다. △두번째는 스마트워치 기능을 갖춘 시계줄(T밴드)을 이용해 기존 기계식 시계를 스마트워치로 바꿔주는 방법입니다. 가보로 내려오는 100년 넘은 시계도 스마트워치로 변신합니다. 이미 여러 시계 업체들이 카이로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하더군요.


카이로스가 물리적인 방식으로 스위스 시계업체에 살길을 열어줬다면 소프트웨어 방식으로는 구글 안드로이드웨어가 있습니다. 스마트폰 산업에서 후발주자로 나선 구글이 개방적인 OS로 기존 휴대폰 제조사에 살길을 열어주며 시장을 석권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19일 태그호이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웨어를 적용한 기계식 시계를 연내 내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스마트폰과는 달리 기호가치가 중요한 시계 산업의 특성상 기존의 제조사를 이용하면서 플랫폼을 장악하는 편이 훨씬 유리합니다.


▷시계 산업의 기호가치 지키기


혁신적인 제품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바꿔놓음과 동시에 시장의 규칙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합니다. 애플워치가 혁신적인 앱들을 내놓는다면 마셜 맥루한이 말한 것처럼 인간의 감각을 확장하는 보편적인 도구가 될 것입니다. 다만 명품의 기호가치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힘으로 스위스 시계를 누른다면 자칫 시계 시장의 파이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명품 애호가라고 해서 명품의 아우라가 느껴지지 않는 1900만원짜리 애플워치 금장 에디션을 살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입니다.(반면 명품 라인에 해당하지 않는 애플워치 스포츠 등은 중저가 시계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장 시계줄이 대중성에 기반한 제품의 본질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명품시계를 차던 사람들이 스위스 시계의 기호가치 대신 애플워치의 혁신적인 사용가치를 선택한다면 600억달러에 달하는 기존 손목시계 시장은 급격히 쪼그라들 것입니다. 기호가치가 거세된 시계 시장은 사용가치 덩어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애플이 기존 명품시계 업체들을 포섭해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시계산업의 기호가치를 지키면서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시계산업의 기호가치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시장의 다양성을 지키는 길이지요. 기호가치는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명가들이 각자의 개성과 기품을 자랑하며 겨룰 수 있을 때 자라납니다. 그런데 애플은 스마트워치에서도 특유의 폐쇄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워치 전쟁에서 애플이 잘못된 길을 택했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설정

트랙백

댓글

우버와 탐스의 공존 = 시장 효율화와 빈부격차 교정

IT이야기 2015. 1. 29. 13:56


< '기호가치' 지렛대로 자본주의 교정하기 >

유사 콜택시 '우버'는 놀고 있던 자동차를 공유한다기보다 운전자의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시스템이다. 김국현 미디어오늘 칼럼니스트는 이를 '일자리의 클라우드화'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다만 이 문제를 '저주'라고 표현했다.

반대로 나는 일자리의 클라우드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일하지 않는 사람은 먹지도 말아야 한다. 그게 공평하다. 우버는 '공유경제'라는 명목 아래 노동력의 분배와 교환을 극단적으로 효율화한다. 비효율이 없어지고 나면 노동의 단위당 가치가 올라간다. 하향평준화 돼있던 것이 상향평준화한다. 이 과정에서 고용된 사람과 고용되지 않은 사람 간의 빈부격차는 늘어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일자리를 얻기 위해선 사람들이 스스로 다른 사람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직능을 개발해야만 한다. 문제는 교육이다. 개인별 맞춤교육을 통해서만 비교우위를 개발할 수 있다. 현재의 대규모 매스교육으로는 불가능하다. 이 또한 교육의 클라우드화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낙오한 사람들은 생기고 빈부격차도 심해질 것이다. 이 문제는 물리적인 생산력의 분배로 해결할 수 없다. 이 지점에서 정신적인 가치와 물질적인 가치의 교환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명예의 분배 방식을 화폐와 연동하는 것이다. 돈으로 계량화된 명예를 사고 그 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재단이 가난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명예는 돈으로 살 수 없기 때문에 가치있다는 반론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돈과 명예를 교환하고 있다. 직업을 선택할 때, 명예를 위한 직업과 돈 많이 버는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이미 두 가치 중 선택하지 않은 가치를 기회비용으로 지불하고 내가 원하는 가치를 사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명품잡화를 사는 일이다. 고급 외제차를 사는 일이다. 돈을 써서 공천을 받는 것이다.

명예와 돈의 교집합에 해당하는 가치를 보드리야르는 '기호가치'라고 했다. 남보다 나를 돋보이게 만드는 가치다. 명품 가격의 대부분이 물리적 사용가치가 아닌 기호가치로 이뤄져 있다. 기호가치는 화려한 광고와 마케팅, 브랜딩 전략 등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그저 럭셔리한 이미지가 아닌 돈많은 멋진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까지 배려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쥬'의 이미지를 만들면 어떨까. 단순히 모델을 써서 화려하게 패션쇼를 하기보다 재단을 만들어 가난한 사람을 돕는 행위로 멋진 이미지를 만들고 기호가치를 생성하면 어떨까.


기호가치가 물질적 사용가치와 다른 점은 재화와 사람의 일대일 관계에서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호가치는 나와 비교할 다른 사람이 있을 때 발생한다. 즉 사람들 간의 관계에 재화가 끼어들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명예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발생한다. 기호가치와 명예가 결합하기 쉬운 이유다. 단, 여기서의 명예는 명예 전반을 의미하지 않는다. '부자이면서도 가난한 사람을 돌아볼 줄 아는 친절함' '노블리스 오블리쥬'와 같은 명예다. 새로운 형태의 명예를 만들고 그 이미지를 관리해야 한다.

돈으로 산 명예가 기호가치가 되려면 1. 다른 사람들이 해당 명예의 존재를 인지하고 2. 그 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 구입한 명예를 인지하기 위해선 일단 눈에 잘 띄어야 한다. 기호가치 덩어리인 명품이 눈에 잘 띄는 패션잡화나 자동차에 집중돼 있는 이유다. 명예를 교환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이를 패션잡화에 주입하는 것이다.

구입한 명예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부자와 빈자의 가치교환이 실제로 일어나야 한다. 즉 명예를 판매하는 명품업체가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수혜를 입은 가난한 사람들은 해당 명품을 걸치고 다니는 사람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별다른 보상 없이, 힘들게 모은 재산의 상당량을 뺏어가는 세금제도는 부자를 반발하게 만든다. 하지만 재분배에 대한 대가를 명예로 보상한다면 부자들도 재분배에 참여할 동기가 생긴다.

모든 재화에는 한계효용 체감이 발생한다. 전재산이 10만원인 사람에게 1만원은 매우 소중하지만 10조원의 자산을 가진 사람에게는 하찮다. 가진게 돈 밖에 없는 사람은 돈 외의 다른 것을 추가로 갖기 원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원한다. 지금껏 시장에서 유통되는 재화나 서비스는 대부분 물질적인 것이었기에, 아무리 부자라도 명예와 같은 정신적인 가치를 사기는 어려웠다. 만약 명예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기꺼이 돈을 내고 명예를 살 것이다. 자신에게 돈을 주는 친절한 부자를 존경하는 것만으로도 생계에 도움이 된다면 빈자는 기꺼이 그럴 유인이 있다. (물론 한국에서는 이를 위해 넘어야 할 몇가지 문화적 장벽이 있다.)

두 재화의 소비량 비율을 결정하는 상황에선 누구나 자신의 편익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 돈이 많은 사람은 명예를 늘리길 바라고, 돈이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자신을 낮추는 정신적 행위를 통해 돈을 얻길 원한다. 모든 가치의 한계효용은 체감하기 때문이다.

물질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가 자유롭게 교환될 수 있는 시장은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인 물질적 가치의 빈부격차 심화를 해결할 것이다. 그리고 그 거래소 매커니즘에 가장 가까운 모델이 '탐스슈즈'다. 세계가 합심해 명품 재화에 매우 높은 세율의 특별소비세를 부과하고 이를 가난한 사람들의 복지 재원으로 활용하는 제도적인 방법도 있다.


설정

트랙백

댓글

단통법 부작용 해결법은 '약정제 폐지'

IT이야기 2015. 1. 29. 13:27



조삼모사 호갱 버블 없애기

최근 피디수첩이 단통법의 문제점을 파헤쳤다. 나는 휴대폰 유통구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약정제를 폐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약정제가 없어지면 휴대폰 보조금으로 벌어지는 가격 차별의 문제 등이 해소될 것이다. 약정이 없어 언제 떠날지 모르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통신사들은 통신품질과 가격경쟁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보조금이 줄면서 휴대폰 판매량이 줄어 국내 휴대폰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사실이다. 현재 삼성전자 등 휴대폰 생산업체는 통신사를 통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보조금은 고스란히 출고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제조업체는 보조금을 마케팅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제조업체에게는 이같은 방식으로 세가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첫째는 출고가를 높여 고급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다. 둘째 보조금을 통해 선심 쓰는 것처럼 착시를 일으켜 소비자들이 뭔가 이익을 보는 것처럼 만들어 판매를 촉진한다. 셋째 출고가를 높이고 보조금을 주는 방식은 매출을 부풀리는 좋은 수단이다.

결국 통신사와 제조사의 야합이 약정제에 기반한 보조금 지급이다. 약정제를 폐지할 경우 휴대폰 구입에 가격 장벽이 더욱 높아진다. 제조사는 자연히 값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제조사별 가격경쟁으로 단말기 가격이 저렴해질 것이다. 특정 통신사에 매여있지 않고 유심만 바꾸면 되는 자급제폰이 늘어날 것이다. 가격 장벽이 높은 것은 제조사가 휴대폰을 할부로 판매하면 된다. 이미 통신사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것을 제조사가 하면 된다.

사실상 현재 통신상품이고 단말기고 모두 약정제라는 굴레 속에 보조금을 이용한 조삼모사의 눈속임을 해왔다. 보조금을 제한한 단통법은 통신사 카르텔을 더욱 공고히 한다. 과점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과점의 이점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가격경쟁이다. 가격 경쟁 대신 마케팅 경쟁을 하는 것이 과점시장의 특징이다. TV를 틀면 통신사 광고가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가격은 한번 내리면 올리기 힘들지만 마케팅 비용은 상황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 문제는 마케팅 경쟁이 소비자의 편익 증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신사든 단말기 제조사든 품질 경쟁과 가격 경쟁이 필요하다. 통신사와 제조사의 야합 고리도 끊어져야 한다. 소비자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의 편익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약정제를 금지하는 것이다.


설정

트랙백

댓글

때 이른 방수제품 출시 봇물... 이유는?

IT이야기 2014. 4. 22. 18:38


방수 카메라, 방수 스마트폰, 방수 태블릿PC…. 최근 출시되는 정보기술(IT) 제품들이 저마다 ‘방수’ 기능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예년엔 5월 말~6월 초 나오던 방수 제품이 올 들어 3~4월로 출시가 앞당겨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림푸스는 최근 수중 10m에서 방수되는 아웃도어 카메라 ‘STYLUS TG-850’을 이달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카메라는 방수 카메라 최초로 180도 회전이 가능한 틸팅 LCD를 탑재해 물놀이를 즐기면서도 셀카 촬영에 유용하다. 초당 60프레임의 풀HD 동영상 촬영도 가능해 수중 영상 촬영도 쉽다. 


 지난 11일 세계 125개국에 정식 출시된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도 수심 1m에서 30분간 방수가 가능하다는 점을 주요 기능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갤럭시S4 액티브로 반응을 살핀 삼성전자는 비싼 스마트폰의 훼손을 우려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방수 기능을 갤럭시S5에 전면 채택했다. 


 소니코리아는 지난 3월 말 방수 태블릿PC ‘엑스페리아 Z2’를 출시했다. 수영장 욕실 등 수심 1.5m에서 30분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방수 성능을 자랑한다. 


 이처럼 방수 제품이 이른 시기에 출시되는 이유는 올해 유난히 봄이 짧고 무더운 여름이 길게 지속될 것이라는 일기예보로 물놀이용 방수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5월 초 황금연휴와 6월 초 지방선거~현충일 징검다리 연휴라는 특수성이 있어 해외여행 등 이른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방수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림푸스 관계자는 “두 번의 황금연휴를 앞두고 이른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이들이 많아 예년보다 방수 카메라를 앞당겨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방수 제품뿐만 아니라 방수 기술 기업도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방수코팅 전문업체 아이림케이오는 방수 제품을 사지 않더라도 수심 1m에서 30분간 방수되는 방수코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방수 기능의 핵심 소재인 실리콘 제조업체들도 올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설정

트랙백

댓글

니콘코리아 사장 "스마트폰과 카메라는 공존할 것"

IT이야기 2014. 4. 7. 09:31


“스마트폰과 디지털 카메라는 하나로 합쳐지기보다는 공존할 것이다.”


지난 2월 한국에 온 야마다 코이치로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는 부임 이후 처음으로 지난 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야마다 대표는 1981년 니콘에 입사해 독일 지사장, 유럽 영업본부장, 본사 마케팅본부 제너럴매니저 등을 역임한 마케팅 전문가다. 그는 “스마트 칩셋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내부 공간의 제약으로 카메라 본연의 기능이 희생될 수 있다”며 “당분간 스마트폰과 디지털 카메라는 무선통신으로 데이터를 공유하는 선에서 공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마다 대표의 발언은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 간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전략과 대치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카메라 사업부를 아예 무선사업부로 통합했다.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스마트 기기의 DNA를 카메라에 이식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삼성은 갤럭시 NX, 갤럭시 카메라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 카메라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완전히 반대의 길을 선택한 두 업체의 희비가 올해 카메라 시장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의 점유율을 넘어선 미러리스 카메라에 대해서도 야마다 대표의 생각은 확고했다. 그는 “국내 미러리스 시장이 올해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점유율 확대에 목매지는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니콘의 미러리스 카메라는 단순히 작고 가벼워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러 고급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며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 더 성장하면 자연스레 시장이 세분화 될 것이고, 니콘의 가치를 인정하는 고객도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야마다 대표가 택한 길은 DSLR 집중 전략이다. 그는 “스마트폰 등장으로 죽어가는 콤팩트 카메라에 자원을 투입하는 대신, DSLR·렌즈·악세사리 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특히 캐논에게 빼앗긴 DSLR 보급기 시장의 점유율을 되찾아 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특히 “DSLR 보급기는 중·고급기 구입으로 이어지는 입구 역할을 한다”며 “현재 니콘이 D3300과 D5300 등 보급기 위주의 마케팅을 펼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 탈환에 자신있냐’는 질문에 야마다 대표는 “당장 눈에 띄는 잘못만 고쳐도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며 “광고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가전제품 판매점과 온라인에 유통하는 물량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니콘 카메라는 디지털 화상처리, 색 재연, 암부 노이즈 제거 등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며 “광학이 아닌 가전으로 출발한 회사들이 쫓아오지 못하는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설정

트랙백

댓글

당신이 잠든 사이…스마트폰, 슈퍼컴 된다

IT이야기 2014. 3. 25. 22:03

직장인 조준하 씨(28)는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의 ‘파워슬립(power sleep)’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켜둔다. 조씨가 자는 동안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CPU)의 연산 능력은 인터넷을 타고 토마스 라타이 오스트리아 빈대 생명정보학부 교수 연구팀의 클라우드 슈퍼컴퓨터를 가동하는 데 쓰인다. 이 컴퓨터는 암, 알츠하이머 질환과 관련한 단백질 구조를 분석해 치료제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 앱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그리드 컴퓨팅(grid computing) 앱이다. 


클라우드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리드 컴퓨팅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그리드 컴퓨팅은 인터넷에 연결된 다양한 컴퓨터의 유휴 연산 능력을 하나로 통합해 가상 슈퍼컴퓨터를 구성하는 기술이다. 1990년대 중반 미국 시카고대 교수인 이안 포스터와 칼 키셀만의 이론에서 유래했다.


그리드 컴퓨팅이 본격 시작된 것은 RC5 암호기술로 유명한 보안기업 RSA시큐리티가 “암호문을 해독하는 사람에게 1만달러의 상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하면서다. 이에 모든 가능한 경우의 수를 하나씩 넣어 보는 무차별 대입 방식으로 암호를 풀자는 공감대가 인터넷상에서 형성됐고 1997년 디스트리뷰티드넷이라는 그리드 컴퓨팅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수만명의 네티즌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첫 번째 암호가 그해 풀렸다. 암호문은 “이제 더 긴 암호문에 도전할 때”였다. 이후 2007년 두 번째 암호가 풀렸고 현재는 세 번째 암호 해독이 시도되고 있다. 


이후 그리드 컴퓨팅은 주로 과학 연구 분야에서 많이 사용됐다. 2013년 ‘힉스 입자’를 발견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역시 그리드 컴퓨팅의 도움을 받았다. 힉스 입자는 우주에 있는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고 사라진 물질로 세계 물리학계는 수십년 동안 그 존재 규명에 매달렸다. 세계 34개 국가에서 20만대의 컴퓨터를 연구작업에 동원한 결과 결국 그 존재를 입증했다. 심지어 외계인을 찾는 데도 그리드 컴퓨팅이 이용된다. 1999년 시작된 세티(SETI@home) 프로젝트는 참여자 컴퓨터에서 화면보호기가 작동되는 동안 푸에르토리코 전산소로부터 외계 전파 자료를 받아 분석하고 분석자료를 재전송한다. IBM도 ‘월드커뮤니티그리드’로 고영양쌀·청정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드 컴퓨팅 기술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생태계 구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진화 한국비트코인거래소(Korbit) 이사는 “비트코인은 거래시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화폐의 위조 여부를 검증하는데 이 과정에서 그리드 컴퓨팅 기술이 이용된다”며 “검증 과정에 참여한 컴퓨터는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받는데 이를 ‘채굴’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리드 컴퓨팅에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CPU의 연산 능력을 훔쳐 사익을 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도 넘쳐나고 있다. 최근 다른 사람의 컴퓨터를 감염시켜 비트코인 채굴에 동원하는 악성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디도스(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역시 불특정 다수의 컴퓨터 연산 능력을 훔쳐 동시에 특정 컴퓨터를 공격하는 방식이다. 


일부 국내 웹하드 업체는 자신의 서버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객의 컴퓨터를 일종의 서버로 이용하는 프로그램을 강제 설치하기도 한다. 다른 웹하드 이용자가 같은 파일을 찾으면 웹하드 서버 대신 이용자 PC를 통해 파일을 전송해주는 방식이다. 이 경우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컴퓨터가 느려지며 먹통이 되기도 한다. 인터넷 포털 업체들도 그리드 컴퓨팅을 이용한 적이 있다. 다음은 동영상 서비스 ‘티비팟’에, 네이버는 웹툰 서비스에 적용했다가 사용자들의 불만으로 기술 적용을 중단했다.


■ 그리드 컴퓨팅


인터넷으로 연결된 수많은 컴퓨팅 기기의 유휴 연산 능력을 묶어 가상의 슈퍼컴퓨터를 구성하는 기술.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가 평균적으로 50% 미만의 연산 능력만 사용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모인 연산 능력은 암 에이즈 등의 질병 치료제 연구나 DNA 분석 등에 이용된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2014. 3. 26 ]

설정

트랙백

댓글

디지털 카메라 영토전쟁

IT이야기 2014. 3. 24. 00:34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영토 전쟁이 불붙고 있다. 가벼운 무게와 화사한 디자인으로 봄나들이객들을 공략하는 미러리스 카메라 진영과 막강한 성능은 지키면서도 몸집은 줄인 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DSLR) 진영의 점유율 싸움이 뜨겁다. 여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손쉬운 사진공유를 내세운 스마트 카메라까지 경쟁에 가세했다.





미러리스, 작년 점유율 51%


미러리스 카메라는 내부에 빛을 반사시키는 거울과 프리즘을 제거해 크기와 무게는 줄였지만 DSLR처럼 렌즈 교환이 가능한 카메라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 보급으로 기존 콤팩트 카메라 시장은 3년여 만에 반토막이 나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서도 미러리스 카메라만 유일하게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미러리스 카메라는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중 5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DSLR을 앞질렀다. 콤팩트 카메라의 휴대성과 DSLR의 고화질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킨 결과라는 분석이다. 


미러리스 카메라와 관련 업계의 전략은 대비를 보이고 있다. 소니 삼성 등은 DSLR 사업을 접고 미러리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반면 전통의 강자 니콘과 캐논은 DSLR을 고수하며 시장 수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DSLR의 고성능을 강조하면서도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방식으로 미러리스의 공격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미러리스 강자, 소니와 삼성


시장 패러다임 변화 중심에는 소니가 있다. 소니는 최근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54%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DSLR의 성능에 맞먹는 제품을 내놓으며 렌즈교환 카메라 시장 점령의 고삐를 죄고 있다. 


소니가 최근 내놓은 A6000은 2430만화소의 DSLR과 동일한 대형 CMOS 이미지 센서를 탑재해 선명한 사진과 풀 고화질(HD)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초고속 듀얼 자동초점(AF) 기능을 갖춰 뛰어 노는 아이, 애완동물의 빠른 움직임까지 선명하게 포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NX30’은 겉으로 봐선 DSLR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미러리스 카메라다. 미러리스보다 DSLR 카메라가 성능이 좋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고려한 전략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고 NX30의 성능이 뒤처지는 것은 아니다. NX30은 자동초점과 콘트라스트 AF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AF’를 채택했다. 자동초점 기능이 빠르고 정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태그 앤드 고(Tag&Go)’ 기능이 탑재돼 근접무선통신(NFC)을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 기기와 한 번의 터치만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간단히 전송할 수 있다.





니콘· 캐논, 작고 가벼운 DSLR로 맞대응


미러리스 카메라에 맞서 니콘과 캐논은 작고 가벼워진 DSLR 카메라를 내놓고 있다. 한국에서는 미러리스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북미와 중국에서는 아직도 DSLR이 대세라는 점을 고려한 시장 전략으로 풀이된다. 니콘은 작고 가벼워 여성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DSLR 카메라 ‘D3300’을 내놨다. D3300의 무게는 본체 410g, 번들 줌 렌즈 포함 460g이다. 전작인 D3200보다 본체 기준 45g 줄어든 무게다. 니콘 DSLR 중 휴대성이 뛰어난 제품군에 속한다. 


새롭게 단장한 카메라 인터페이스와 가이드 모드를 통한 안내로 초보자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가이드 모드 외에도 메인 다이얼에서 아이들 스냅, 야경 인물 등 여섯 가지 장면모드를 선택할 수 있어 어떤 순간도 손쉽게 담아낼 수 있다.


캐논도 미니 DSLR로 승부수를 던졌다. 캐논의 EOS 100D 화이트는 세계 최소·최경량 DSLR 카메라다. 출시 3개월 만에 국내 DSLR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EOS 100D의 새로운 버전이다. 기존의 작고 가벼운 보디에 화이트 색상을 더했다.





○삼성의 실험-안드로이드 OS와 SNS 특화


삼성전자는 미러리스 외에도 제3지대를 개척하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사진으로 공유하는 문화에 주목했다. ‘갤럭시 카메라 2’는 무선랜(WiFi) 기능을 통해 사진을 찍는 동시에 SNS로 바로 공유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4.3(젤리빈) 플랫폼을 적용해 최신 스마트폰과 같은 편리한 사용성을 갖췄다.


1.6기가헤르츠(㎓)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2기가바이트(GB) 램, 2000mAh 배터리를 탑재해 처리 속도가 빠르고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 1630만화소 BSI CMOS 이미지 센서와 광학 21배 줌 렌즈를 적용해 넓은 화각과 고감도 이미지 표현이 가능하다. 4.8인치 대화면 터치 스크린을 통해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2014. 3. 20]

설정

트랙백

댓글

컨시어지 망한 것도 통신사 보조금 때문?

IT이야기 2014. 3. 23. 18:10




애플 제품의 국내 최대 판매점인 ‘컨시어지’가 문을 닫는 것은 이동통신사들의 단말기 보조금 관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SK텔레콤의 직원은 13일 “컨시어지가 망한 것은 애플 제품의 점유율이 줄고 있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컨시어지는 SK텔레콤의 형제회사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사업체입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는 운영체제(OS)를 공유하기 때문에 한 부문의 타격이 다른 쪽으로 전염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 하락이 아이패드 등 관련 제품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입니다.


이 직원은 “아이폰 점유율 하락의 원인이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판매 장려금 지급 때문”이라며 “제조사가 장려금으로 지급한 돈이 통신사의 보조금에 얹어져 소비자들에게 지급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보조금 관행이 고착화된 한국 시장이 장려금을 지급하지 않는 외산폰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문제는 이번 컨시어지의 사업철수에서 보듯 보조금 관행이 단지 이동통신 3사의 밥그릇 싸움에서 그치지 않고 유관산업에도 영향을 준다는 데 있습니다. 보조금이 스마트폰, 태블릿PC는 물론 충전기, 케이스, 이어폰 등 관련기기 산업도 좌우하게 된 것입니다.


보조금의 또 다른 문제는 혁신을 저해한다는 것입니다. 제품을 혁신하기보다는 보조금을 늘려 당장 물건을 팔겠다는 전략은 해외 기업들과의 기술 경쟁에서 뒤쳐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과거 아이폰이 등장해 해외시장을 평정했을 때, 폐쇄적인 국내 시장에서 삼성은 악명높은 옴니아를 팔고 있었죠.


보조금 관행에 익숙치 않고 국내업체에 비해 협상력도 낮아 보조금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외산폰이 국내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되면, 소비자의 선택 폭도 좁아집니다. 결국 소수 국내 업체들이 판을 치는 시장은 담합이 횡행하는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제품 혁신의 인센티브도 사라지게 됩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한경+ 2014. 3. 13]

설정

트랙백

댓글

세계 최대 모바일머니 유통국 '케냐'

IT이야기 2013. 3. 30. 00:03
 
열마리가 넘는 염소를 몰아 마을과 마을을 떠돌며 장사하는 염소장수 시롱가는 케냐 초원 한복판에서 전화 한통을 받았다. 저번 주에 산 염소값을 지금 당장 달라는 20Km 떨어진 마르가디 마을 농부의 전화다. 걸어서 이동하는 그가 지금 당장 가기에는 너무나 먼거리. 시롱가는 “지금 당장 줄테니 걱정 말라”며 전화를 끊고 농부에게 문자메시지 한통을 보낸다. 얼마 안있어 답장으로 ‘돈 잘 받았다’는 메세지가 온다. 케냐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엠페사(M-Pesa) 서비스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엠페사는 아프리카 통신사 사파리콤이 제공하는 휴대폰뱅킹 서비스다. 처음 엠페사가 시작된 것은 서민 대상 소액 대출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대출을 받고 이를 갚는 것을 휴대폰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서비스가 시작되자 소액대출이 아닌 휴대폰 뱅킹의 수단으로서 급격히 확산됐다. 작년 3월 엠페사 가입자 수는 146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엠페사를 이용해 요금이나 월급을 지불하거나, 저축을 하거나 계좌이체를 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엠페사는 지점이 필요 없는 은행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케냐에서 모바일뱅킹의 의미는 남다르다. 케냐는 전체 인구의 5% 정도만이 은행 계좌를 갖고 있고 인프라와 은행 영업망 미비 등으로 인구의 30%는 금융서비스를 전혀 접하지 못한다. 따라서 경제활동으로 번 돈을 땅에 묻거나 집안 어딘가에 숨기는 행위가 일상적으로 벌어진다. 금융서비스 미비로 현금을 가지고 다닐 수밖에 없어 이를 노리는 도둑들도 많다. 이런 상황이기에 엠페사는 현금보다 안전한 거래수단으로서 커다란 사회적 가치를 가진다.

엠페사는 고급기술이 아닌 휴대폰 문자메세지(SMS)를 이용한다. 스마트폰이 아닌 피쳐폰으로도 문자메세지는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소득수준이 낮은 케냐 사람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엠페사 대중화의 결정적인 이유다. 케냐에서만 하루 200만건 이상이 이용되고 있으며 이들이 한 해 엠페사로 거래하는 돈은 케냐 국내총생산(GDP)의 11%에 육박한다. 세계 모바일머니 이용자의 50%가 케냐인인 셈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엠페사는 케냐의 경제성장에도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케냐의 경제성장률은 3.7%를 기록했는데, 이 중 통신 부문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2.8%에 그친다. 엠페사의 대중화가 휴대전화 보급률을 높이고 관련산업을 발달시켜 전체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금융서비스가 발달해 굳이 엠페사가 필요 없겠지만 가지고 있는 기술을 적소에 배치하는 영민함은 배울만하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