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부작용 해결법은 '약정제 폐지'

IT이야기 2015. 1. 29. 13:27



조삼모사 호갱 버블 없애기

최근 피디수첩이 단통법의 문제점을 파헤쳤다. 나는 휴대폰 유통구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약정제를 폐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약정제가 없어지면 휴대폰 보조금으로 벌어지는 가격 차별의 문제 등이 해소될 것이다. 약정이 없어 언제 떠날지 모르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통신사들은 통신품질과 가격경쟁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보조금이 줄면서 휴대폰 판매량이 줄어 국내 휴대폰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사실이다. 현재 삼성전자 등 휴대폰 생산업체는 통신사를 통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보조금은 고스란히 출고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제조업체는 보조금을 마케팅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제조업체에게는 이같은 방식으로 세가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첫째는 출고가를 높여 고급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다. 둘째 보조금을 통해 선심 쓰는 것처럼 착시를 일으켜 소비자들이 뭔가 이익을 보는 것처럼 만들어 판매를 촉진한다. 셋째 출고가를 높이고 보조금을 주는 방식은 매출을 부풀리는 좋은 수단이다.

결국 통신사와 제조사의 야합이 약정제에 기반한 보조금 지급이다. 약정제를 폐지할 경우 휴대폰 구입에 가격 장벽이 더욱 높아진다. 제조사는 자연히 값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제조사별 가격경쟁으로 단말기 가격이 저렴해질 것이다. 특정 통신사에 매여있지 않고 유심만 바꾸면 되는 자급제폰이 늘어날 것이다. 가격 장벽이 높은 것은 제조사가 휴대폰을 할부로 판매하면 된다. 이미 통신사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것을 제조사가 하면 된다.

사실상 현재 통신상품이고 단말기고 모두 약정제라는 굴레 속에 보조금을 이용한 조삼모사의 눈속임을 해왔다. 보조금을 제한한 단통법은 통신사 카르텔을 더욱 공고히 한다. 과점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과점의 이점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가격경쟁이다. 가격 경쟁 대신 마케팅 경쟁을 하는 것이 과점시장의 특징이다. TV를 틀면 통신사 광고가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가격은 한번 내리면 올리기 힘들지만 마케팅 비용은 상황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 문제는 마케팅 경쟁이 소비자의 편익 증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신사든 단말기 제조사든 품질 경쟁과 가격 경쟁이 필요하다. 통신사와 제조사의 야합 고리도 끊어져야 한다. 소비자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의 편익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약정제를 금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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