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미국 우체국을 살릴 수 있을까?

비트코인 2014. 3. 23. 18:08



지난 8년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 우체국(USPS)이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통해 살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만국 우편연합(UPU)과 세계은행 관계자 등은 USPS가 마련한 비트코인 포럼에서 ‘전 세계 우체국의 비트코인 거래 업무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29일 열린 이 포럼에는 시카고 미국중앙은행(Fed)과 컨설팅 업체 부즈앨런해밀턴, 조지메이슨대, 비트코인 재단 등에서도 전문가들이 참석했습니다.


논의의 초점은 ‘우체국이 보증인 역할을 한다면 비트코인 확산과 가치 안정화를 이룰 수 있는가’와 ‘우체국이 기존의 인프라를 이용해 비트코인 거래의 허브가 될 경우 얻을 이익’에 맞춰졌습니다.


스위스이코노믹스의 크리스티앙 자그 컨설턴트는 “우편 수입이 날로 줄어가는 상황에서도 우체국은 기존의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며 “우체국 네트워크를 가상화폐와 실물화폐 간의 환전이나 송금 허브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체국이 보유하고 있는 송금 라이센스를 이용하면 신뢰할 수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이 가능하다”며 “우체국이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제 앤슨 UPU 이코노미스트는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송금 체계를 훨씬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비트코인은 저비용 고효율의 장점을 발휘해 전 세계의 전자상거래 과정을 통합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만약 USPS가 비트코인 사업을 시작한다면 ‘비트코인 제도권 편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11월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이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효율적인 금융 수단”이라고 발언한 뒤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 전개될 개연성도 큽니다.


USPS는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손잡고 ‘일요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전통적 우편 매출의 하락을 만회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습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한경+ 2014.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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