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가치론 비판

아이디어 2012. 4. 24. 01:55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어느 재화의 가치를 생각할 때에는 그 재화가 나 자신에게 주는 효용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 그리고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로 그 재화의 희소성이다. 이와 다른 문제로 그 재화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노력의 문제도 존재한다. 이 세가지는 가치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지금까지 주류 경제학이 가치를 어떻게 다루고 있든 이 세가지 요소는 경제적 인간이 직관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가치의 가장 대표적인 명사들이다.

여기서 '가치'의 사전적 정의를 한번 짚고 넘어가 보자.

가치 (
價値)【명사】
1.
. 값어치
.
2.
『철』 대상이 주관(
主觀)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성질. 또는 정신 행위의 목표로 간주되는 진((() 따위.
3.
『경』 욕망을 충족시키는 재화의 중요 정도《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가 있음》
.

1
번은 가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고 2번과 3번은 효용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희소성은 수요와 공급의 문제에서 가격이 내포하고 있는 요소이기에 사전적으로도 가치에 포함된다. 하지만 이 가치의 사전적 정의에서 재화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노력, 즉 투하노동력에 대한 문제는 이끌어내기 힘들다. 그렇다고 해서 물건을 만들어 내는 사람의 노력의 정도가 그 가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 직관적인 수준에서 그것은 그렇지 않다. 아직 정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그것은 분명 뭔가 관계가 있어 보인다
.

1.
효용

2.
희소성
3.
투하노동력

여기서 가격과 관계되는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인가? 효용은 수요를 불러오고 희소성은 공급을 대변한다. 즉 물건의 가격은 효용과 그 희소성에 의해 결정될 확률이 높다. 가격이 가치를 상징한다면 수요-공급의 가격결정 매커니즘에 이번에도 투하노동력은 설 자리가 없다. 그렇다면 투하노동력이 위치는 어디인가? 이를 탐구하기 위해 먼저 가치를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로 나누어 생각해 보자.

1.
사용가치

2.
교환가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의 gap은 무엇으로부터 연유하는 것인가. 일단 그것은 희소성으로부터 발생한다. 사용가치가 재화 내적인 가치라면 교환가치는 외적인 가치이며 이것은 희소성이나 사람들의 선호 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혹시 여기에 투하노동력도 포함이 되지 않을까? 사용가치가 재화와 인간의 일대일 대응을 통한 단순가치라면 교환가치는 인간 대 인간의 상관관계까지 고려한 복잡한 가치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아직 시장에 던져지지 않은 재화에는 비교적 투하노동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시장에 던져지고 나면 투하노동력의 설 자리는 여지없이 사라지고 수요와 공급의 매커니즘에 의해서만 가격은 결정된다. 그리고 투하노동력의 존재는 오히려 무지한 몇몇의 경제주체들을 헷갈리게 하는 방해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투하노동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
투하노동력은 가치를 추구하지만 가치와 정비례하지 않으며 유의미한 개연성을 갖는다
. ]

사람들은 더 큰 가치(사용가치&교환가치 ; 시장에서는 교환가치를 추구)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며 높은 가치를 갖는 재화에 노동력 투입을 집중하게 된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사회현상이기에 예외가 존재하기도 한다. (인간의 판단착오, 사회변화에 따른 재화의 상대적 가치변동 등
)

예를 들면 인간의 가치추구는 일반적으로 가격을 기준으로 소득이 큰 재화의 생산을 지향하지만 생산결정과 생산물의 산출 사이에 발생하는 사회변동으로 그 가치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또 다른 것으로는 가치의 척도인 가격정보가 부족한 상태, 즉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재화의 생산에서는 생산자가 그 재화가치의 잠재적 믿음에만 의지하여 생산하기에 많은 노력을 들이고도 시장에서의 가치는 형편없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

이러한 사실은 가치가 큰 재화에 많은 노동력을 투하한다는 일반적인 원리의 역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중요한 사실을 일깨운다
.


, 높은 가치의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 많은 노동력을 투하하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반대로 많은 노동력을 투하했다고 하여 그 가치조차 크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사회적 필요노동량은 여기서 오는 논리적 모순관계를 보완하기 위한 개념이기는 하나 논리관계를 역전시키기에는 부족하다
.)


그리고 여기서 오는 착각(투하노동력과 가치는 비례한다)이 바로 노동가치론을 탄생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노동가치론은 그 논리적 모순 때문에 경제이론이라기보다는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보필하는 선언적 주장에 가깝다.

 

2009. 11. 15. 헌병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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