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있는 음식의 역설

아이디어 2011. 11. 3. 23:46



 

우리는 보통 매우 맛있는 음식을 과장하여 말할 때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르게 맛있는 XX'라고 합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 문장으로부터 도출되는 사실은 바로 '아무도 이러한 음식의 존재 그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결과에 다다르게 됩니다. 지금부터 이에 대한 저의 쓸데 없는 생각들을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르게 맛있는 XX'에 대해 논리적으로 접근한다는 전제를 깔고 시작하겠습니다.

*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는 - 이 부분은 사건이 두 명의 사람을 가정하고 있으며 XX를 먹고 있는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사망의 가능성과 그에 대한 인식여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즉 사람이 사망할 수도 있고 사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이에 대한 경우의 수를 나누어 따져보겠습니다.

1.
아무도 죽지 않는 경우
아무도 죽지 않았으므로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음식임을 인식할 길이 없다.
xx
를 맛있게 먹을 수는 있지만 그 것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있다는 것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 음식의 진가를 알려줄만한 단서가 없다.

2. 둘 중 하나가 죽었을 경우
1)
죽지 않은 사람은 그 음식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음식이기 때문에 나머지 한명의 죽음을 알지 못하고 그 음식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음식임도 알 수 없다.
2)
죽은 사람은 이미 죽었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인식할 수 없다.

3.
둘 다 죽었을 경우
둘 다 죽었기 때문에 둘 다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을 인식할 수 없다.

4.
3의 관찰자 가정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었으며 나머지 한명이 그의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모두 관찰하였더래도 제 3자는 직접 먹고 맛본 것이 아니므로 그것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르게 '맛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알 수 없다.

*
결국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르게 맛있는 음식은 존재할 수는 있으나 아무도 인식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 됩니다. 마치 카산드라의 예언과 같은 운명을 타고 난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있는 음식'. 어쩌면 우리는 오늘도 이러한 음식을 먹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단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요^^ 길거리에서 먹음직스런 귤을 팔고 있는 아저씨를 보고 문뜩 떠오른 생각이었습니다. 어때요? 그럴 듯하지 않나요? 혹시라도 오류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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