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은 공인인가?

논술작문 2012. 4. 13. 12:57

영화 트루먼쇼의 주인공은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그의 모든 인생이 TV를 통해 대중들에게 방영된다. 그러한 상황에서 그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것이 비도덕적이라고 해서 그를 비난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지 의문스럽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이 모든 것을 알아차리고 절망하는 장면에선 자연스레 주인공에 감정이입 하여 그의 고통을 공감하게 된다.

흔히 연예인으로 불리는 일군의 직업인들은 다양한 대중매체에 스스로를 노출시키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 노출은 필요 이상의 범주에까지 확대되기 쉽다. 직업적인 필요를 벗어나는 사생활이 미디어를 통해 폭로되고 그로 인해 해당 연예인이 심리적, 물질적 피해를 입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진다면, 이를 공인에 대한 알 권리로 포장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연예인을 공인으로 일괄규정하고 공적 책임이라는 굴레를 씌운다면 사회 전반의 표현의 자유 위축도 염려된다. 그러한 굴레 속에서 연예인은 스스로를 자기검열 할 것이고 그들의 표현 범주는 심하게 제약당할 것이다. 이는 연예산업 전반에 경쟁력 상실을 불러올 것이며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 가장 자유분방해야 하는 직업인들마저 자기표현에 있어 조심조심 몸을 사리는 판국에 일반인들은 더욱 무기력하게 표현의 자유 침해를 용인하게 될 우려가 있다.

문제의 핵심은 연예인 개개인의 인격에 있지 않고 이를 방영하는 미디어의 태도에 있다. 아무리 대중이 연예인들에게 공인의 지위에 걸맞은 행실을 강요한다 해도 대중의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미디어가 자극적인 소재를 끊임없이 공급하기 위해 연예인의 행동을 자기 입맛에 맞게 갈무리해 방영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대중은 미디어에 비친 연예인의 이미지에 대해 평가할 뿐이지 정말 그 사람에 대해 명확히 알고 평가할 수 없다. 오히려 연예인의 도덕성 문제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미디어의 도덕성을 따져 물어야 할 것이다.

요즘 TV에서 방영되는 한 개그 프로그램에 애정남이라는 코너가 있다. 이 코너의 개그맨은 누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지키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들을 소개한다. 도덕성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갖춰야 할 것이지 연예인에게 특히 강요할 문제가 아니다. 연예인들의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도 누가 강요할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향유하는 속에서 자신의 양심에 맡겨야 할 것이다.

'논술작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기 대통령의 조건  (0) 2012.04.13
2012년 화두를 사자성어로 말하고 이유를 설명하라.  (0) 2012.04.13
시청률과 공익성은 양립가능한가?  (0) 2012.04.13
한류현상  (4) 2012.04.13
아버지의 죽음  (0) 2011.10.30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