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제] 朴.文.安 이 만났다.

논술작문 2012. 9. 25. 18:10

2000피트 상공. 수송헬기 밖으로 바람이 매섭다. 밑으로 멀리 여의도 광장에서 한참 행사가 진행 중이다. 8월 북한의 도끼만행 사건. 그리고 특전사의 보복작전. 북의 도발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1976. 올해부터 국군의 날은 공휴일로 지정됐고 여의도광장에서는 대규모 열병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한 병사가 낙하 준비를 서두른다. 낙하산 줄이 꼬이지 않았는지 점검하고 버클을 확인한다. 문재인. 가슴팍에 그의 이름이 날카롭게 새겨져 있다. 낙하를 준비하는 그의 표정이 비장하다. 못 다 이룬 민주화의 열망과 북한의 도발에 대한 응징의지가 그의 눈빛에 뒤섞인다. ‘지금 나는 어디로 가는가. 내가 가는 길이 정녕 국가를 위한 길인가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기장의 사인이 떨어지자 그는 창공을 향해 몸을 던진다.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내 한 몸 던지리라

 

조국 근대화의 방패가 돼 주신 국군 장병 여러분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바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고 국군 기수단의 제식과 의장대의 받들어총구호가 공중에 터진다. 각군 사관생도들의 열병과 사열이 끝나고 하늘에선 공수특전 부대원들의 낙하시범이 이어지고 있다. 목련이 떨어질 때가 이렇던가. 흰 낙하산들이 무리 지어 땅으로 내려온다. 낙하를 끝낸 대원들은 신속히 낙하산을 정리한다. 대통령이 영애 박근혜와 함께 친히 특전대원들을 맞으러 단상에서 내려왔다. 도끼만행 사건에 대한 보복작전 성공 때문이었을까. 대통령은 특전대원 한명 한명에게 악수를 청했고 근혜는 옆에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구국의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북괴의 전횡을 응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근혜의 말에 목례로 답하던 재인의 눈이 매섭게 그녀의 눈과 부딪힌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충돌. 짧지만 강렬했던 순간은 박근혜가 발길을 돌리면서 끝이 났다.

 

 철수는 부산에서 학교 대표로 행사에 참여했다. 병사들이 도열해 있는 광장 바로 뒤에서 바라보던 철수에게 근혜가 다가왔다. 대통령은 사열대로 돌아갔지만 근혜는 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려는 듯 십수명의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이 쪽으로 온다. 근혜는 철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학생은 어디에서 왔어?”하고 묻는다. “부산 중앙중에서 왔습니다.” 그의 조용한 대답에 그녀가 반색하며 말을 잇는다. “나도 대구출신인데 같은 경상도네? 대통령님이 좋은 세상 만들어 주실 테니 열심히 공부해서 조국의 역군이 되렴!” 말이 끝나자 그녀가 떠난다. 그 때 그녀를 수행하던 경호원들은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완력으로 밀쳐내고 있었다. 철수가 그들의 억센 손에 밀려 넘어졌다. ‘그녀가 말한 좋은 세상이 이런 것인가

 

그 때 누군가 손을 내밀어 철수를 일으킨다. “사람이 먼저다. 열심히 공부해서 민주국가를 만들어주렴.” 한 손에 낙하산을 든 특전대원은 그를 일으켜 주고는 눈을 찡긋한다. 그가 떠나고 철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좋은 세상이 무엇인지.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인지. 민주적인 세상인지. 그리고 이 두 가지가 모두 이뤄진다면 정말 좋은 세상이 되는지. 만약 아니라면, 그 이후에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머리 속이 복잡하다. ‘과연 그들 말처럼 공부만 하면 좋은 세상이 올까?’ 무릎에선 피가 흐르고 도로 위로는 탱크가 지나간다. 그는 군중 속을 빠져 나오며 중얼거린다. “see you 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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